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돌아가셔서야 그리운 아버지.

기찻길옆 2011. 6. 25. 05:39

우리의 마음속에 아버지란 어떤 존재로 남아 있을까요?

 

가슴이 꽉 막히도록 말 못할 사연이 생기거나 쉽게 결정 못하는 어려운 숙제가 생길 때이면

나는 어김없이 윗대의 어른들이 계시는 고향 산청의 선산을 찾곤 합니다.

 

삶이 순탄하지 많은 않아서

풀지 못하는 숙제를 한아름 가지고 오늘 또 다시 고향의 선산을 찾았습니다.

 

거기 엎드려 절을 하면서,

아버지라면,

아버지라면 이럴 때에 어떤 결정을 내리실까,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.

 

 

어렸을 때에는 아버지란 존재조차도 나는 마음에 두지 않았습니다.

늘 가정을 떠나 있었고, 또 집에 있어도 대화한번 나눈 적이 없으니 당연하다 할 것입니다.

오히려 가정을 팽개치고 처 자식을 굶주림으로 몰아넣은 대책 없는 가장에 대해 분노만 키워 왔습니다.

 

그러나 아버지 돌아가시고, 내가 아버지가 되면서부터 생각은 많이 달라졌습니다.

그때의 현실을 들추이며 아버지를 이해하고,

내가 아버지였어도 그렇게 밖엔 할 수 없었으리란 쪽으로 마음이 돌려졌습니다.

아버지란 돌아가셔서야 그리운 존재이기 때문입니다.

 

사실, 나이별로 아버지를 생각하는 차원은 다 다릅니다.

주워들은 이야기를 토대로하여

나 나름대로 아버지를 바라보는 시각을 모아보았습니다.

물론 제 생각이 다 맞지는 않을 것입니다.

그냥 읽어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.

 

4세= 뭐든지 할 수 있다.(이 나이에서의 아버지란, 신의 또 다른 이름이기도 합ㄴ;다.)

 

7세=엄청나게 많은 것을 아신다. (글을 알며 더 많이 아는 아버지가 자랑스럽지요.)

 

12세=저것도 모르시네.(밉다며 타박만 주는 아버지를 무식하다 합니다.)

 

14세=고리타분하다. (신식을 이해하지 않으려 드는  아버지는 과거의 유령입니다.)

 

21세=구제불능 구닥다리이다.(전혀 개선의 의지가 보이지 않는. 아버지는 새로움의 걸림돌 이지요.)

 

35세=결정전에 의견부터 여쭈어본다.(아버지가 되어서야 아버지를 이해해갑니다.)

 

50세= 아버지라면 어떻게 하셨을까?(가족의 일들에 내리는 결정이 어렵다는 사실을 이제야 인식합니다.)

 

60세= 정말 많은 것을 아셨던 분이다.(아버지는 언제나 위대한 분이셨습니다.)

 

65세= 한번만 더 아버지랑 상의해 볼 수 있다면.(그리움속에 묻힌 아버지가 보고싶습니다.)